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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고객센터. 이건 끝까지 적응 안될 듯 와이파이 설치하기로 한 날. 와이파이 설치하는데도 2주나 기다려야 했다. 근데 주변 친구들 말이 이 정도면 빨리 잡힌거란다. 내 약속은 오전 8시에서 12시 사이로 되어 있었다. 그런데 전날 밤 10시에 문자가 왔다. [내일 설치기사 도착 예상시각: 11시 30분. 설치 소요시간은 한시간 반 예상] 이 불친절함에 경악했다. 8시부터 12시 사이로 약속이 잡혔으면 12시 전에는 설치를 끝내줄거라고 생각한 내 잘못이었다. 12시부터 수업이 연속으로 잡혀 있는 상태였는데 부랴부랴 12시와 1시 수업 두 학생에게 메세지를 보내서 수업을 연기할 수 있는지 부탁해야 만 했다. 다음날 오전에 두 학생 모두에게서 알겠다는 답장을 받을때까지 어찌나 마음을 졸였던지! 문제는 정오가 넘어는데도 설치기사는 연락도 없다는.. 2025. 10. 23.
나름 소박한 추석을 즐겼다. 추석이 다가오는 줄도 모르고 있었는데 추석이 온다네. 하필 추석이 있는 주간에 나는 버거씨랑 따로 보내기로 진작부터 합의를 봤던 터였다. 미리 알았음 같이 보냈을텐데. 뭐 추석이 대순가. 그냥 돈이나 벌자. 수업 잡힌거 열심히 하고 혼자 맛있는거 해 먹으면 되지 뭐. 근데 희한하게 추석 전날인 일요일날 오후에 수업이 하나도 안잡혀있네? 일요일은 보통 더 바쁜 날인데 말이다. 흠 이건 하늘의 계시인가. 아니야 귀찮아. 집 청소도 하고 밀린 집안일도 좀 하자. 옷장도 정리하고... 그래놓고 갑자기 친구들을 초대했다. 뭔가 주변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베풀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선약이 있는 친구들은 빼고 딱 세명만 불렀다. 그냥 친구들한테 맛있는걸 해 주고 싶었다. 사실 오전에 수업이 두개 있어서 음식.. 2025. 10. 22.
토요일 마다 나를 웃겨주는 또다른 남자 토요일 아침마다 나는 14살 홍콩 소년과 한국어 수업을 한다. "남학교에 다닌다고? 저런 안됐네." 내 말에 소년이 작은 눈을 휘둥그레 뜨며 말했다. "안되긴요!? 완전 더 좋거든요! 여자들은 이상해요. 진짜 같이 있기 힘들어요." "예를 들어?" "예를들면... 안 쳐다봤는데도 자꾸 자기 왜 쳐다보냐면서 화내요. 저는 진짜 아무 생각없이 눈만 뜨고 있었을 뿐이라고요. 막 혼자 화내는데 저는 답답해서 그냥 대꾸도 안했어요. 남자 학교라 진짜 다행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얘땜에 내가 토요일마다 웃는다. 지난주에 한국어로 가족을 소개하는 것을 가르쳐주었는데 오늘 하는 말이, 웨슬리라는 이름의 베프에게 자신을 '아빠'라 부르라고 시켰더니 의미도 모르고 자기를 아빠라 .. 2025. 10. 21.
일장 연설을 해 버렸네 며칠 전 있었던 (미국인이지만) 런던에 살고 있는 소녀와의 수업. 소녀는 이 날 유난히 힘들어보이는 표정으로 나타났는데 몸살 때문에 숙제도 못했고 전날 결근까지 했다고 한다.내가 볼 때 신체보다는 마음의 병이 더 심한듯... 그만큼 그녀는 직장생활을 버거워하고 있었다. 주말에도 출근을 했고 제대로 쉬지도 못했단다. 지난번에 이미 한차례 오지랖을 부렸던터라 추가의 조언은 지양하려고 했건만 생기를 잃어가는 이 소녀가 나는 너무 안타깝다.왜... 왜... 아직도 그 회사에 미련을 갖는걸까. 수업이 끝나갈 무렵 나는 소녀에게 부모님과 상의를 해봤냐고 물었는데 소녀는 이렇게 대답했다. "식구들이 걱정할까봐 부모님이랑 통화할 때는 런던에서 아주 잘 지내고 있다고 웃으면서 말씀드려요... 걱정끼치고 싶지 않아.. 2025. 10.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