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347 고양이들의 여름나기 저녁에 자서방과 티비를 보고 있는데 시어머니로부터 메세지가 왔다. 휴대폰 화면에 미리보기로 메세지만 떴는데 "이스탄불이 더워서 죽었다." 라고 써져있어서 나는 진짜로 깜짝 놀랬다! "이스탄불이 죽었다고?!" 큰 소리로 외친후 메세지를 열어보니 축 늘어져있는 이스탄불의 사진이 몇장 있었다. 자세히보니 조금씩 포즈가 달랐다. 안죽었구나... 놀래서 아직도 심장이 쿵쾅거리는데 시어머니께서는 "무스카델도 저러니?" 하고 메세지를 보내셨다. 자서방은 아직도 두눈을 똥그랗게 뜨고숨죽이며 나를 보고 있었음 ㅋㅋ "정말로 놀랬잖아요!" "왜?" "이스탄불이 죽었다고 하셔서요." "더워죽는다고" 휴... 나는 안도하며 심장을 쓸어내렸다. 프랑스어 초보자인 나에게 이런 농담은 정말이지 치명적이다. 최근 며칠동안 기온이 2.. 2021. 6. 23. 여름과일 스무디 어떠세요? 자서방은 과일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때문에 시어머니께서 주신 과일은 항상 온전히 내 독차지가 된다. 제일먼저 내가 가장 좋아하는 수박을 손질했다. 큐브로 잘라서 유리통에 담아놓고 두고두고 먹으려고 했는데 딱 하루만에 다 먹었다. ㅎㅎ 점심먹고나서 냉장고에 있던 수박통을 꺼내왔더니 쪼르르 달려와서 통에 매달리는 무스카델. 그런데 정작 작은 조각을 잘라서 주니까 코만 갖다대 보더니 무관심이었다. 그냥 낯선 유리통에 머리를 비벼보고싶었을 뿐이었나보다. 시어머니께서 주신 복숭아는 생각보다 달지 않아서 스무디를 만들어먹었다. 검색해 보니 바나나와 우유와 궁합이 괜찮다고 한다. 매일 해독쥬스를 먹느라 집에 항상 바나나가 있으므로, 바나나와 복숭아, 우유 그리고 꿀 1티스푼을 넣고 갈았다. 껍질채 갈았더니 듬성듬성 .. 2021. 6. 22. 영화 아이엠히어를 보았다. (줄거리 및 후기) 언제한번 보고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영화, 프랑스어 영화지만 한국이 배경인, 아이엠히어 (je suis la)를 자서방과 함께 보았다. 스포 있습니다! 주의! 사실 나는 이 영화의 대략 줄거리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큰 기대는 없이 봤다. 하지만 내 부족한 프랑스어 실력으로 띄엄띄엄 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자막없이 봐서 주인공들의 표정과 화면에 좀더 집중할 수가 있어서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같다. 영화내내 한국장면이 대부분이지만 나는 오히려 영화초반에 나오던 프랑스 장면이 훨씬 더 좋았다. 영화는 큰아들의 결혼식으로 시작된다.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주인공 스테판은 직접 아들의 결혼식 피로연을 준비했다. 나는 이곳의 아름답고 평화로운 풍경이 너무너무 좋았다. 피로연 막바지에 큰아들이 다른남자랑 키스.. 2021. 6. 19. 옆집 고양이 틱스가 실종되었다. 시댁 테라스에서 시부모님과 점심식사를 하는 동안 옆집 여주인은 몇번이나 창밖을 향해 틱스의 이름을 애타게 외치고 있었다. "틱스가... 4일째 집에 안 돌아왔다지 뭐니..." 이 말씀을 하시며 시부모님은 서로를 바라보시며 한숨을 쉬셨다. "나는 하루에도 몇번씩 우리집 안과 밖을 샅샅히 찾아본단다. 혹시라도 틱스가 어딘가 들어갔다가 못나오고 있을까봐..." 몇해전 휴가차 와서 시댁에서 머물때 낯선 검은 고양이가 우리 침실에 있다가 창문으로 뛰쳐나가는걸 본 적이 있었다. 그게 틱스를 처음 마주했던 순간이었다. 창문을 열어두면 2층인데도 불구하고 방으로 몰래 들어오기가 일쑤라고 시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심지어, 한번은 시어머니께서 틱스가 있는 줄 모르시고 창문과 문을 닫아두었다가 그 다음날 문을 열자마자 틱스.. 2021. 6. 17. 더 뻔뻔해진 옆집고양이 시부모님께서 바르셀로나로 일주일간의 여행을 떠나계신 동안 나는 고양이들의 대장이 되었다. 아침 저녁에 한번씩 가서 사료와 물, 그리고 화장실을 확인하고 모웬의 약도 챙긴다. 그리고 우편물도 확인하고 따로 부탁하진 않으셨지만 화분들에 물도 주기도 한다. 내가 머무는 동안에는 테라스 문과 셔터를 열어두는데 내가 없는 동안에도 지하실에서 정원으로 통하는 고양이 구멍이 있어서 자유롭게 드나들 수가 있다. 어제 저녁때 갔더니 테라스에 옆집 고양이 틱스가 어슬렁거리고 있었다. 솔직히 처음엔 이스탄불인지 알았는데 이스탄불은 내 다리에다 자기 몸을 비비고 있는 중이었다. 문을 열었더니 화들짝 놀래며 계단까지 도망간 틱스. 계속해서 이쪽 눈치를 살피더니 곧 뻔뻔하게 집안을 향해 걸어오는것이 아닌가!!? 내 옆에서 틱스의.. 2021. 6. 3. 아기새들이 떠났다. 시어머니께서 사진을 한장 보내주셨다. "나무위에 아기새들이 태어났거든. 그 소릴 듣고 고양이들이 아주 나무에서 떠나지를 않는단다." 아기새들...? "새집을 살짝 열어보니 새끼들이 6마리가 있더라구. 내가 장미덩쿨에 얹어둔 모웬의 털을 잔뜩 깔아놨지뭐니. 내가 말했지? 새들이 집 지을때 요긴할거라구..." 미라벨나무위에 시아버지께서 새집을 매달아 놓으셨는데 어미새가 저곳에 알을 낳고 부화까지 한 것이다!! 우와... 생명의 신비... 갑자기 예전에 잠깐 돌보던 아기새가 떠올랐다. 고양이가 아기새를 물어다주었다 ㅠ. ㅜ 고양이가 아기새를 물어다주었다 ㅠ. ㅜ 우리 시어머니의 보물인 두 고양이들. 이 두녀석은 성격도 정반대라 절대 친해지지 않을것 같더니 일년새 부쩍 둘이 붙어있는걸 자주 보게되었다. .. 2021. 5. 31. 이전 1 ··· 138 139 140 141 142 143 144 ··· 22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