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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우리 할머니 세상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 우리 아빠는 내가 프랑스로 떠나오기 전날 저녁 식사 중 나에게 물으셨다. “니 거기 혼자가서 외로워서 어째살라고-“ 십년이상 해외에 혼자 살때는 정작 큰 걱정도 안하시더니 지금은 남편나라에 가는건뎅.. 하긴 아시아와 프랑스의 어감은 새삼 다르다.. 멀기도 멀고... 솔직히 프랑스에 오고나서 외롭다는 생각은 한번도 안들었다. 물론 친정 식구들 생각하면 마음이 항상 아릿하지만- 내가 떠나기 일주일 전부터 엄마는 내가 매일 쓰던 방석만 봐도 눈물이 난다며 저거좀 가져가라고 하셨고 외할머니를 만날때 마다 할머니가 먼저 우셔서 엄마도 따라 우셨다고- 내가 프랑스로 오던 날 엄마 만큼이나 많이 운 사람은 우리 외할머니였다. 다른 가족들에게는 매일 사진도 보내고 화상 통화도 자주 해서 괜찮.. 2020. 4. 23.
내 자리에 이런거 두지 말라냥 온가족의 사랑을 받는 모웬은 만져주는걸 너무나 좋아한다. 어딜 만져도 좋아하고 언제 만져도 좋아한다 ㅎㅎㅎ 세상에 이런 고양이가 다 있다니.. 심지어 자고 있을때 건드려도 가르릉거리면서 좋아한다. 저기 저러고 앉아있는걸 내가 못보고 지나치면 저 표정으로 야옹~ 하면서 와서 만지라고 한다. 한쪽다리를 저렇게 종종 걸쳐놓고 있음 그리고 모웬이 앉아 있는 이곳은 모웬의 스팟. 하긴 모웬이 선호하는 스팟이 집안 곳곳에 있긴 하지만... 아무튼 여기는 모웬이 선호하는 스팟중 3위안에 드는 자리라고나 할까나 ㅎ 저러고 앉아서 자랑 자서방이랑 뽀뽀하는걸 빤히 지켜본다 ㅋㅋㅋㅋㅋㅋㅋㅋ그러던 며칠전 자서방은 어쩐일인지 이 스팟에 평소처럼 앉아있던 모웬의 모습을 보고 숨이 넘어가게 웃고 있었다.뭔가 심기가 불편해 보이긴 .. 2020. 4. 22.
소심한 고양이 모웬 모웬은 이스탄불이랑 그리 친하진 않지만 옆집 고양이 (일명 스파이)가 담을 넘어 오기라도 하면 둘이 합심해서 용감하게 그녀석을 몰아 내곤 한다. 오후에 모웬이 밖에서 낑낑거리는 소리가 예사롭지 않아서 나가 보았다. 스파이가 언제 넘어왔는지 당당하게 시댁 테라스 계단에 앉아 있었고 혼자 있던 모웬이 겁을 먹고 거기를 지나가지를 못해서 낑낑거리고만 있던 것이었다. 이스탄불 없으면 모웬은 동네껌인가 ㅋㅋㅋ 혼자 보기 아까운 장면이라 자서방을 조용히 불러왔다. 자서방도 숨죽여 킥킥 웃었음 ㅎㅎ 낑낑 소리를 내고 있던건 나름 sos를 보내는 중이었던 거라고 했다. 이스탄불이나 우리 중 누구라도 와서 좀 도우라고 말이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돕지도 않고 우리끼리 속닥거리고 있었더니 모웬이 우리를 쳐다보고 야옹 거리며.. 2020. 4. 19.
출국준비: 마스크 모으기 내 출국날짜가 코앞으로 다가오고 있지만 프랑스의 코로나 감염자는 날로 폭증하고 있다. ㅠ.ㅠ 10만명 돌파... 덕분에 나를 포함한 우리 가족들은 떠나(보내)는 아쉬움과 함께 프랑스 상황에 대한 걱정도 날로 늘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게릴라홈쇼핑에서 우리언니가 기적처럼 (!) 공적마스크를 한상자 주문한 적이 있었는데, 남은 모든 마스크를 나에게 주었다. 형부도 회사에서 일주일에 몇개씩 나오는게 있으니 있는대로 다 가져가라며 그 외에도 집에 있는 일회용 마스크까지 모두 긁어서 내 주었다. ㅠ.ㅠ 자서방은 식구들도 마스크가 필요할테니 내가 구매 할 수 있는 만큼만 가져오고 식구들 몫은 가져오지 말라고 신신 당부를 하였지만 한국에서는 상황이 나아지고 있는 실정이인데다 많지는 않지만 공적마스크도 구할 수 있어 .. 2020. 4. 9.
할머니가 주신 마스크..ㅠ.ㅠ 어제 은행에 가서 환전을 하고 돌아온 후에 늦은 점심을 먹고 있는데 할머니께서 연락도 없이 갑자기 찾아오셨다. 걸어서 10분도 안걸리는 거리에 살고 계시지만 코로나때문에 외출을 무서워하시는 할머니가 이렇게 직접 찾아오셔서 반갑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의아했다. 할머니께서는 현관에서 서계신채로 손에 든 마스크 세장을 내미셨다. "니가 가기전에 이거 주려고.." 에고고.. 할머니 쓰시라고 한사코 거절하다가 결국에는 받았는데 너무 죄송하고 감사하고 찡하고.. 마스크를 계속 끼고계신채로 그거만 주고 바로 돌아서시길래 잠깐 들어오시라고 나랑 놀다가시라고 할머니를 방으로 끌었다. "나 방금 은행가서 환전했거든. 프랑스 돈 보여줄게 잠깐만 있어봐~" "오야~ 나도 외국돈 구경 좀 해보자" "할머니가 전에 김밥값으로 주신.. 2020. 4. 7.
자서방의 파자마가 너무좋은 모웬 대사관에서 어제 비자를 보냈다고 했는데 토요일인 오늘 아침 8시에 도착할 줄이야..아무튼 프랑스시간으로 아침에 자서방이 일어나자마자 화상통화를 한시간이나 했다. 항공권 결제도 하고 추가 수과물도 하나 더 신청했다. 일단 자서방 출근일이 늦춰져서 여행자보험도 한달 신청해야 할 것 같고.. 지금 직항은 대한항공 딱 하나 남아있는데 그거마저 결항돼 버리면 어쩌냐고 최대한 빠른 일정으로 오라며 불안해 하는 자서방이지만 나는 이래저래 준비할 게 꽤 있다. 은행관련 업무들도 그렇고.. 설마 일주일만에 결항될려구....설마...아무튼 통화하는 내내 옆에서 모웬이 자서방의 침대에서 꼬물거리는게 보였다. 자서방 파자마를 찜해놓고 누워있던 모웬- 나도 똑같은 파자마 있지롱~ (스위스항공 일등석에서 받은거임. 내 생애 첫 .. 2020.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