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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동네 여친 자랑을... 금요일 저녁에 아들이 오는 바람에 낭시에 못온다던 버거씨는 토요일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달려왔다. 어차피 나는 일하는데...  토요일은 가게가 바쁜 날이라 아침부터 분주하게 오픈을 준비하고 있었다.그런데 커다란 주말 가방을 들고 일찍 도착한 버거씨가 셔터 사이로 고개를 내밀며 한국어로 "안녕~"하면서 등장했다.  "오늘 안토니가 가족들이랑 낭시에 온다길래 꼭 시장에 들러서 이곳에서 점심을 먹으라고 말해줬어. 내 여자친구가 만드는 닭강정은 최고라고 말이야. 이따 정오에 온가족 다같이 밥먹으러 오겠대."  으악... 진짜 온 동네방네 소문을 다 내고다닐 작정인가보다. 낭시에 가면 시장에 가서 꼭 내 여친이 만드는 닭강정을 먹어봐라... 앵무새처럼 이렇게 떠들고 다니는 버거씨를 어쩌면 좋을까. 뜨아한 내 심.. 2025. 4. 4.
맛난 가성비 케이크를 쉽게 구할 수 있는 근무환경 SK의 생일이 다가왔다. 월요일이 생일인데 우리는 그날 휴무라 토요일날 미리 챙겨주기로 했다. 올해도 소고기 듬뿍 넣고 미역국을 끓여다줘야지. 평소 금요일 저녁에 오던 버거씨가 다행히도(?) 이번주에는 토요일날 오겠다고 했다. 덕분에 금요일 저녁에 전기밥솥에다 미역국을 팔팔 끓였다. 온 집안에 미역국 냄새가 퍼졌다. 프랑스인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 냄새. 웅이도 미역국을 좋아하니까 넉넉히 끓여서 토요일날 모조리 들고 출근했다. 시장에 있는 빵집에서 생일 케이크도 사야지. 이 빵집은 토요일 아침이되면 색색의 화려한 케이크들이 잔뜩 나온다. 살것도 아닌데 맨날 기웃거리면서 구경하곤 했는데 오늘은 웬걸! 케이크가 새로들어온게 하나도 없다!! "오늘 왜 큰 케이크가 하나도 없나요? SK한테 케이크 사줘.. 2025. 4. 3.
퇴근길 저녁 노을에 사춘기 소녀가 된 아저씨 퇴근길에 날씨가 너무 좋다며 버거씨가 사진을 여러장 보내왔다. 예쁜 풍경을 볼때마다 나를 떠올려주는 사람이 있다는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  곧 버거씨는 화상전화를 걸어왔다.  "노을이 너무 아름다워서 너랑 같이 이 순간을 공유하고 싶었어."  50대에 이렇게 말을 예쁘게 하는 남자가 또 있으려나.  "오늘 사실 회사에서 중요한 회의가 많아서 중압감이 좀 있었거든. 근데 퇴근하는데 하늘이 너무 예쁜거야. 그래서 네 생각이 났고, 문득 내 삶이 너무나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더니 갑자기 너무 행복해졌어."  반짝거리는 두 눈으로 쉴새없이 본인의 감상을 들려주는 버거씨 뒤로 붉은 빛이 가득 쏟아져내리고 있었다.    "오늘은 비록 온종일 중요한 업무에 시달려야 했지만 결국 오늘은 금요일이고 내일이면 나는 세상 최.. 2025. 4. 2.
이것이 바로 끌어당김? 얼마전 메모를 할 게 있어서 연습장을 하나 꺼내서 펼쳤다. 그러다가 작년에 별 생각없이 대충 갈겨쓴 메모를 그 속에서 발견했다. 나의 새 반려자는 이런 사람이다. 다정하고 정이 많고 공감을 할 줄 안다.감사함을 표현할 줄 알고소중한 사람들을 소중히 여길 줄 안다.현명하고 실용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지만 남을 존중한다.아름다운 것들에 감사하고 작은일에도 웃음과 행복을 나와 공유한다. 사교적이고 밝고 긍정적이다.친구들과 커플 동반 모임을 즐기며나와 취미 여가를 다양하게 즐기는 것을 좋아한다.신체와 정신이 건강하다.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함께 좋아해 주려고 노력한다.나의 베스트프렌드이다. 예의가 바르다.나를 편안하게 해준다. 서로에게 휴식과 평화를 준다. 함께 있는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따뜻하다. 서로를.. 2025. 4. 1.
험한길에서 번쩍 업어주는 사람 버거씨가 찾아낸 오늘의 등산 코스는 바로 이 교회 주차장에서 시작된다고 했다. 초등학교와 마을을 지나 숲으로 이어지는 오르막길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처음에는 기분이 좋았다가 금방 숨이 차서 나 혼자만 켁켁거렸다.둘 부자는 강철 심장인가. 숨소리가 조금도 흐트러지지 않네... 평소 조깅으로 단련해온 체력들이라 다르긴 다르구나. 버거씨는 저만치 앞서서 혼자 쭉쭉 걸어가고 있는 아들을 불러세우더니 오늘은 조금 천천히 걷자고 말했다. 그래~ 풍경이 이리도 좋은데 좀 감상하면서 가자구. 이제서야 숲으로 진입했다. 이제 좀 평지가 나오려나 기대했건만 계속 오르막이네. ㅠ.ㅠ 걸으면서도 버거씨는 쉴새없이 말을 한다. 나는 숨쉬는것도 벅찬데 참 대단하다. 버거씨가 매고 있는 백팩에는 생수뿐만 아니라 내가 챙겨넣은 귤.. 2025. 3. 31.
일요일 아침 드라이브 일기예보에서는 분명 오늘 날씨가 흐리다고 했는데 아침에 일어났더니 구름 한 점 없는 푸른하늘이네?! 기온은 좀 쌀쌀하지만 일요일의 맑은 하늘이 더없이 반갑다. 버거씨랑 둘이서 아침 식사를 느긋하게 마쳤는데도 아들들은 여전히 일어나질 않았다.  "과일이랑 야채가 부족해서 장을 좀 봐야할것 같아."  "일요일인데 문 연데가 있어?"  "응 룩셈부르크에 있는 들레즈는 오전까지 운영해. 같이 갈래?"  좋지~ 드라이브다!  파란하늘아래 끝없이 펼쳐진 푸른 들판사이로 달릴까 말까 달리는 기분 상쾌도하다아~ (영구 캐롤 아시는 분?)오늘도 말을 타고 외출한 이웃들이 꽤 보였다. 낭만... 잠시 후 우리는 룩셈부르크 어느 마을에 도착했다. Delhaize라는 이름의 마트였는데 버거씨는 들레즈라고 발음했다. 벨기에 체.. 2025. 3.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