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1145 마이 프레셔스 아이스크림 금요일 저녁 버거씨는 두 아들과 헬스장에 다녀오는 길이라며 메세지를 보내왔다. 두 형제가 사이좋게 서로를 코칭해주고 격려하는 모습이 그렇게나 보기좋았다며 자랑했다. 하긴 세 부자가 나란히 조깅하는 모습을 지켜볼때도 버거씨가 얼마나 든든하고 자랑스러운지 표정에서 알 수 있었다. 잠시 후 아들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버거씨는 아이스크림을 사왔다며 사진을 보내왔다. 캬라멜 비스킷, 쿠키&크림!! 내가 좋아하는건데~!!! ㅠ.ㅠ 나는 스미골 짤을 보내서 내 심정을 다급하게 알렸다. [오 아이스크림! 다 내꺼야!][둘 다 내가 좋아건데!] 버거씨로부터 답장이 왔다. [알아. 두 개 다 널 위해 산거니까 걱정마. 😘] 행복한 스미골 짤을 찾아서 바로 보냈더니 버거씨가 웃겨죽는단다. 나도 보내면서 .. 2025. 2. 2. 뭘 먹든 포크와 나이프를 쥐고 먹는 프랑스인들 토요일 저녁 버거씨는 생선을 넣은 파스타를 만들어 주었다. 간장에 재워둔 생선을 부서질세라 곱게 팬에 굽더니 결국 파스타에 마구 부셔서 섞었다. 그럴거면 뭐하러 곱게 구운건지 알 수 없음. 당근이랑 달달한 양파퓨레를 넣고나서 마무리는 오늘도 시판 잡채소스였다ㅋ (마트에서 잡채소스가 보일때마다 버거씨는 사재기를 하는것 같다.) "젓가락 갖다줄까?" 버거씨의 질문에 나는 괜찮다고 말한 후 포크로 얌전하게 파스타를 먹었다. 그런데 이 삼부자는 파스타를 먹는데도 나이프를 쓰네?? 프랑스인들은 그냥 기본이 포크랑 나이프인가보다. 뭘 먹든, 잘라 먹을게 없을때도 말이다. 한 손으로 포크만 들고 파스타를 끝까지 먹는 내가 이들 눈에도 희한해 보일까. 다음날 점심때 버거씨의 주방에서는 맛있는 볼로네제 소스.. 2025. 2. 1. 괜찮다 괜찮다 변호사 상담을 이제서야 받았다. 갑자기 사정이 생겼다며 변호사가 갑자기 일정을 미룬 관계로 헝데부가 며칠 지난 후 화상으로 변호사를 만날 수가 있었다. 젊고 인상이 좋은 여성이었다. 한 시간 정도 상담을 예상했지만 생각보다 짧게 끝났다. 변호사는 원하는 경우 소송을 할 수도 있다고 했지만 나는 그냥 빠르고 간단하게 합의이혼을 하겠다고 말했다. 변호사는 합의이혼을 하는 경우에도 위자료는 요구할 수 있다며 그 근거들을 나열했다. 그냥 나는 머리가 아파왔다. 버거씨는 어차피 밑져야 본전이니까 변호사가 말하는 근거들을 다 수집해보자고 했다.나는 잘 모르겠다. 그냥 이혼만 하면 될 것 같다. 충치났던 내 사랑니처럼... 그냥 깨끗하게 뽑아버리고 잊고싶다. (이래놓고 나는 그 충치나서 뽑아낸 못생긴 사랑니를.. 2025. 1. 31.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구정이 다가온다는 사실을 나는 지난주에서야 깨달았다. 그것도 프랑스인 손님들이 말해줘서 알았네... 친정 부모님께 간식거리들을 보내드렸다. 쿠X 만세... 견과류 과자 초콜릿 그리고 귤도 한 박스 주문했다. 바로 다음날 주문한 일부가 배송 완료되었다는 메세지와 함께 친정집 낡은 현관 사진을 받았다. 이 사진을 보는데 어찌나 뭉클하던지. 한국을 떠나온 지 벌써 5년이 다 돼가는구나. 그 사이 별별 일이 다 있었는데.다 포기하고 한국으로 도망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할 때가 많았는데 막상 떠나지는 못하겠더라. 뭔가 패잔병이 되는 기분이라... 대단한 성취를 이루지는 못하더라도 최소 웃는 얼굴로 방문할 수 있을때까지 상황을 기다리며 참았다. 이제는 웃으며 부모님을 뵐 수 있을것 같다. 올해는 꼭 한국에 가야지.. 2025. 1. 30. 이웃들이 말타고 다니는 프랑스 시골 버거씨가 사는 동네는 시골이다. 집밖에 나가면 벌판이 시원하게 펼쳐져있고 소, 말, 당나귀, 양등의 동물도 흔하게 볼 수 있다. 그 중에 가장 흔한 동물이 말이 아닌가 싶다. 가끔 멍하게 벌판에 서 있는 말을 볼때면 나는 의문이 들었다. 소나 양은 그 목적을 알겠는데 말은 뭐하려고 기르는걸까. 말을 타고 다니려고 기르는건 아닌것 같은데... 저 말은 언제 달리나... 맨날 같은 자리에 가만히 서 있기만 하는데 얼마나 지루할까. 소는 누워있기라도 하지 말은 누워있는것도 못 본것 같다. 그러다 치과에 다녀오는 길 의문이 풀렸다. 기온이 풀려서 그런지 말을 타고 나온 동네 주민들이 흔하게 눈에 띄었기때문이다. 드디어 산책하는 말들을 보니 내가 다 기분이 좋네ㅋ 와... 잘생긴 말이다. 오래된 시청.. 2025. 1. 29. 말많은 남자친구가 버거워지는 순간 치과에 가는 날이 찾아왔다. 여름에 예약했는데... 이 날이 오긴 오는구나. 혼자 치과가는게 무섭다고 했더니 버거씨가 자기네 동네에 있는 치과로 예약을 해 주었던 것이다. 그래서 머나먼 티옹빌까지 원정을 가게 되었네... 사진은 내가 찍은건 아니고 구글에서 캡쳐했다. 치과가 깔끔하고 접수할때 직원들도 친절해서 일단 안심했다. 대기실에 앉아있는데 내 이름이 호명되었다. "같이 들어갈까?" 걱정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버거씨에게 나는 잠깐 망설이다가 손을 내밀었다. "응 그럼 나야 좋지." 치과의사샘은 바로 이 분이셨다. 마스크 너머로 자신감과 카리스마가 넘치는 분이었다. "낭시에 사신다고요? 그럼 낭시로 가셔야지요. 이 지역은 치과가 별로 없어서 지역 주민들이 4-5개월씩 기다리거든요. 낭시에는 .. 2025. 1. 28. 이전 1 2 3 4 ··· 191 다음